운동 직후 얼음음료 섭취는 좋지 않다.(권은주)

최고관리자 0 31,086 2019.01.04 14:38
한낮의 이글거리는 태양만 봐도 가슴이 탁탁 막히는 여름이 돌아왔다. 이젠 아침저녁에도 습도가 높아져 금세 몸이 지치고, 차가운 음료수와 에어컨 없이는 이겨내기 어려운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달리기를 쉴 수는 없고, 평소의 훈련량을 소화할 체력은 되질 않고….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그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여름철 훈련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운동 직후 얼음음료 섭취 안 좋다
여름에는 피부 순환량이 증가되어 정맥혈의 환류가 감소된다. 이로 인해 체온과 심박수가 증가되며, 운동 중 피로가 빨리 오고 집중력 및 운동 능력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높다. 운동 중 대사 열에 의해 심부 온도가 41℃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수분이 충분치 못할 경우 심부 온도가 더욱 상승돼 뇌 기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에 적응된 엘리트 러너일 경우 시간당 3리터, 하루 12리터까지 수분 손실을 가져오는데 심한 발한이 몇 시간 동안 지속되면 땀샘이 피로해져 심부 온도의 조절이 어려워진다. 이처럼 탈수 현상이 진행되면 혈장량과 발한량이 감소해서 체온조절 기능이 저하되며, 체중의 4∼5%까지 탈수가 일어나면 인체 기능은 물론 운동 능력의 현저한 저하, 체중의 1.9% 정도 체액이 손실된 상태에서는 지구력이 10%나 떨어진다.

더위로 인한 증상에는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달리기를 하는 중이라든가 평상시에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달리기를 멈추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열사병의 징후는 두통과 열이 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혼미한 기분이 든다, 근육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풀린다, 피부가 끈적끈적하고 지나치게 땀이 많이 분비되며, 근육 경련·구토·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걸로 알아볼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의 몸 관리가 중요하다. 여름에 술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많이 마시면 소변량이 증가하여 탈수를 부추기는 현상이 일어나므로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또한 차가운 음료수나 얼음 종류를 자주 찾게 되는데, 운동 직후에 차가운 얼음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는 일은 없도록 한다. 뜨거워진 심장의 온도는 서서히 내려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마신 얼음 음료는 심장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제철 과일인 수박을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갈증 해소도 되고 당분도 섭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수박은 우리 몸의 필요 없는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없이 좋은 과일이다.
열대야 현상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면 따뜻한 우유 한 잔이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주면 좋다. 피곤하다고 낮잠을 많이 자면 밤에 뜬눈으로 지샐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이제부턴 훈련 준비사항들을 체크해 보자. 겨울에 보온성이 강한 옷을 챙겨 입듯 여름에는 통풍성이 좋은 옷을 선택해야 한다. 요즘은 마라톤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기능성 위주의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면 소재의 옷보다는 쿨맥스처럼 통풍성이 좋고 착용감이 뛰어난 옷을 선택해야 땀이 바로 건조되어 항상 가볍고 쾌적한 기분으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색상은 흰색 계열의 밝은 색이 좋으며, 하의는 기능성 소재의 반바지나 타이츠를 갖춰 입고, 러닝용 모자와 스포츠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섹시하고 역동적인 복장으로 경기에 임하는 러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학교 다닐 때가 생각난다. 부모님을 졸라서 멋진 운동복을 하나 장만하면 참 뿌듯하고 행복했었다. 학창시절에는 신발이나 티셔츠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컸는지…. 운동복 하나로 멋을 내려고 무진장 애쓴 기억이 난다. 요즘 러너들도 좀더 멋있고 화려한 색상이나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자기 만족과 자기 광고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여름엔 산에서 뛰어야 실력이는다
나는 피부가 유난히 까만 편이다. 사춘기 시절에는 까만 내 피부가 얼마나 싫었던지, 친구들의 장난 섞인 놀림에도 쉽게 상처받았다. 그 시절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등 피부 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그만큼 우리 환경이 오염되지 않았으니까….

지금은 직접적으로 받는 자외선의 양이 피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온다고 한다. 피부암 같은 무서운 피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평상시에도 자외선 차단제는 꼼꼼히 발라줘야 한다.

이렇게 뛸 준비를 마쳤다면 본격적인 여름 훈련에 대하여 알아보자. 겨울에는 체력 위주의 거리 운동이라든가, 시간주 개념의 LSD 운동이 주를 이룬다. 여름에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운동 능률이 감소하며, 체력적인 부담도 커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난 산을 즐겨 뛴다. 무더운 여름에는 특히 산을 자주 찾는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지만 땅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지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늘을 찾아 선택한 것이 산이었다. 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지형적인 특성을 이용해 체력 운동이라든가 변화주 운동을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운동 장소다.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도 여름엔 주로 산을 이용한다.

서울에서는 강동구의 보훈병원 뒷산인 일자산이나 아차산, 대모산 등을 이용한다. 전지훈련 장소로 많이 이용하는 대관령과 지리산, 태백 등에도 좋은 장소들이 있다. 내가 자주 찾는 서울 봉화산도 조용하고 코스가 원만해 달리기에 좋다.

여름에는 선선한 기온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새벽(아침)에 운동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엘리트 선수들도 여름철 주 운동은 새벽에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한여름 새벽에 장대비를 맞으며 40km를 달린 기억이 난다. 그 순간에는 참 힘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행복한 기억으로 회상된다.

운동량이 많다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실력은 매순간 얼마나 집중적으로 알차게 하느냐에 따라 향상된다. 가령 평상시에 1시간을 조깅하는 러너라면 여름에는 시간을 줄이되 조깅 페이스를 강하게 하는 운동 방법이 좋다. 40분의 조깅 시간을 강도 있게 달리고 나면 몸의 탄력과 스피드는 살아 있으면서 체력적인 손실은 적을 것이다.

기온이 너무 높은 날에도 뛰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리도록 하자. 시원한 실내에서 가벼운 보강 운동으로 근력을 보강해 준다든가, 수영장에서 하는 물속 운동으로 대체해 보자. 물속 운동은 실제 뛰는 자세로 달리는 것으로, 근육의 피로를 풀고 심폐 운동도 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체중이 많이 가해지지 않기 때문에 부상 부위의 재활 치료에도 좋다. 내가 여름철 훈련으로 주로 이용하는 것도 수영이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물속 운동은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


출처: 닥터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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