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폼 자기 몸에 맞게 적용해야(오인환)

최고관리자 0 28,286 2019.01.04 14:37
며칠 전 제주에 있을 때 서울에서 4명의 마라톤 동호인들이 내려왔다. 뛰는 폼을 보고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12일 열리는 일본 아사히 역전경주 참가 때문에 이봉주 이명승 등 소속선수 훈련에 바쁜 일정이었지만 일부러 휴가를 내 서울에서 제주까지 오신 분들인지라 시간을 내 지켜봤다.

열정만큼이나 운동을 많이 하신 분들이었는데 4명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다리동작이 어색했다. 다리에 불필요한 힘이 많이 들어가 있어 이유를 물으니 “한 마라톤 레슨에서 발 착지시 뒤꿈치부터 지면에 닿아 발바닥을 굴려주는 게 좋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아차 싶었다. 이 칼럼을 통해서 나도 같은 내용을 말한 적이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내용은 정확하다. 가능한 발을 앞쪽으로 쭉 뻗고 착지시 뒤꿈치부터 구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를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뛰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아무리 옳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기계적으로 이론을 자신의 몸에 맞추려고 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에 국내 아마추어들에게는 쇼트피치(짧은 보폭)가 편한 주법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고 억지로 보폭을 짧게 할 필요는 없다. ‘뒤꿈치 착지’도 마찬가지다.

마라톤에서는 자연스러움과 리듬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체형과 걸음걸이가 모두 틀린 탓에 일단 달리기 기본자세는 걷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조금씩 빨리 걷다가 자연스럽게 뛰는 동작으로 연결하면 바로 이것이 자신의 기본 폼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손동작이나 발착지,골반위치 등을 조금씩 고쳐 나가야 한다.

처음부터 자신의 기본자세를 무시한 채 유명선수나 교본에 나오는 ‘정답’을 무리하게 자신의 몸에 적용하려고 하면 역효과 가능성이 높다.

요즘에는 담배를 끊듯 새해 결심으로 건강달리기를 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내일 아침부터 해야지’라며 미루기보다는 점심시간 산책 등 가능한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작이 어렵지 일단 몸을 놀리면 금방 몸도 마음도 즐거워질 것이다.

저자:삼성전자육상단 오인환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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